영국 연구팀 "생명체 서식 가능한 외계 '하이션' 행성, 우주에 많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대기가 뜨거운 수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표면은 바다로 덮여 있어 생명체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종류의 외계 행성(Exoplanet)이 발견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니쿠 마두수단 박사팀은 26일 과학저널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외계 행성을 분석, 이런 특성을 가진 새로운 외계 행성을 발견해 '하이션'(Hycean) 행성으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하이션 행성이 우주에 매우 많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연구 결과가 외계 생명체 탐색 연구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계 행성은 30여 년 전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수천 개가 발견됐다. 외계 행성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성은 크기가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아 '슈퍼 지구'(super-Earths) 또는 '미니 해왕성'(mini-Neptune)으로 불리는 것들이다.
그동안 외계 생명체를 찾는 연구는 이들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 중 생명현상과 관련이 있는 물질이 있는지 탐색하거나 행성 위치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즉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에 있는지를 조사하는 방식 등으로 수행돼왔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110광년 떨어진 사자자리의 적색왜성 'K2-18'을 도는 외계 행성 'K2-18b' 연구를 통해 수소가 풍부한 대기 아래의 기압과 온도가 너무 높아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으로 여겨져 온 이런 '미니 해왕성'에도 생명체 서식 가능한 환경이 존재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하이션 행성은 크기가 최대 지구의 2.6배, 대기 온도는 최고 200℃에 이르지만 바다는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지구의 해양 조건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확인된 하이션 행성 후보 중 많은 행성이 지구보다 더 크고 더 뜨겁지만 이들 행성에는 지구 바닷속 극한 환경에서도 미생물이 발견되는 것처럼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큰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올해 말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등 차세대 망원경으로 자세히 연구해야 할 하이션 행성 후보로 'K2-18b'를 포함해 천문학적 기준으로는 가까운 35~150광년 사이에 있는 적색 왜성 주변 행성들을 꼽았다.
마두수단 박사는 "하이션 행성은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며 이 연구 결과는 외계 생명체 존재 지표들을 찾아내는 것이 향후 2~3년 안에 실제로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계 생명체 지표들이 발견되면 우주에서의 생명에 대한 우리 이해가 바뀔 것"이라며 "자연은 종종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놀라움을 주는 만큼 생명체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할지에 대해 열려있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8/26 15: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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