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은 수분 활성도 충족, 영양분·방사선 등은 가능성 낮춰
지구의 쌍둥이 행성이라는 금성의 대기에는 수분이 너무 적어 우리가 아는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금성 대기에서 인(燐)의 수소화합물인 '포스핀'(phosphine·PH₃)이 포착돼 혐기성 박테리아가 내뿜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과학 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 미생물학자 존 홀스워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금성을 비롯한 행성의 대기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만큼 수분을 갖고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황산 농도가 높은 금성 대기의 수분 가용성을 나타내는 '수분활성도'(water activity)가 0.004로 지구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쳐, "생명체 활동에 필요한 수준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고 했다.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호극성균(extremophiles)조차도 이런 환경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수분활성도는 0~1 사이 값을 가지며 순수한 물이 1로 표시된다.
홀스워스 박사는 지난 2017년 연구에서 수분활성도 0.585에서 생존할 수 있는 균류를 발견했는데, 이는 생물학적 활동이 측정된 가장 건조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산출한 화성의 수분활성도는 0.537로 이를 약간 밑돌며, 지구의 두번째 대기인 성층권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의 가장 낮은 대기인 대류권에서는 성층권과 달리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다.
목성은 섭씨 10~영하 40도 사이 기온에서 수분활성도가 지구의 호극성균이 살 수 있는 0.585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높은 방사선과 영양분 등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대기 중 수분활성도를 측정하기 위해 1970년대 말부터 1980년 초반 사이에서 미국과 옛 소련이 금성에 보낸 7대의 탐사선과 1대의 궤도선이 측정한 기존 자료를 활용했다.
논문 공동 저자이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 행성 과학자 크리스 매케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지금까지 확보된 제한된 자료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불완전하다면서도 "추가탐사가 진행되면서 결과가 바뀌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목성의 구름에는 수분 요구도를 충족하는 층이 적어도 하나 이상 있다"면서 목성의 생명체 존재를 입증하는 것보다 금성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훨씬 더 쉽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2030년을 전후해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3건의 금성 탐사를 진행하면 이번 연구에 활용된 측정치가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올해 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배치되면 태양계 밖 외계행성 대기의 온도와 기압, 수분량 등을 측정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 활용된 방식을 통해 수분활성도를 측정해 생명체 존재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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