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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방해하는 게임 런처? CPU 잡아먹는 '에픽게임즈 런처' - 디스이즈게임

게임 런처 때문에 게임을 못 하게 생겼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에픽게임즈 런처’다. 에픽게임즈 런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실행 프로그램이다. 주된 기능은 게임 구매 및 실행이다. 최근 무료 게임 증정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에픽게임즈 런처를 사용하면 CPU 온도가 상승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로 인한 성능 저하는 덤이다. 처음에는 루머거나 일부 유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호기심에 실험에 나섰다. 엄살 부릴 정도가 아니였다. 정말로 게임을 방해하는 게임 런처가 있을 줄이야.

제공하는 기능만 봐서는 성능 저하를 일으키진 않을듯 한데....
# ‘CPU가 에픽게임즈 때문에 불타고 있어요’

문제는 12월 25일 레딧 AMD 채널에서 처음 제기됐다. 한 사용자가 에픽게임즈 런처 비활성화시, AMD CPU 라이젠 5800X 대기 상태 온도가 50℃에서 37℃로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용자들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있음을 댓글로 호소했다. 해당 게시글은 많은 관심을 끌어, 12월 30일 기준 1만 1,000개 이상의 추천과 1,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 따르면 해당 증상은 AMD 라이젠 5000시리즈만의 문제가 아니다. 발열 증상은 AMD 이전 CPU 시리즈에서도 발생한다. 또 다른 문제로 비정상적인 CPU 사용량 역시 지적됐다. 
몇몇 유저는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나 인텔 CPU에서도 증상이 있다 주장했다. 가장 많이 곤란을 겪고 있는 건 노트북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에픽게임즈 런처가 배터리 소모량을 2배로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 루머가 아니라 진짜

기자는 운 좋게도(?) AMD CPU를 사용하고 있다. 바로 테스트에 나섰다. 

 

사용 중인 CPU는 라이젠 5600X, 쿨러는 커세어 H115i PRO RGB, 도포한 서멀페이스트는 YP-S6다. 측정은 ‘NZXT’를 사용해 진행했다. 실험 당시 실내 온도는 13℃​ 안팎을 기록했다.

실험 결과 발열 증상은 확실히 체감된다. 대기 상태 CPU 온도는 평균 35~37℃를 오갔다. 에픽게임즈 런처를 실행하자 CPU 온도는 44℃~47℃를 기록했다. 레딧 게시글만큼 ‘경악스러운’ 발열까지는 아니지만, 게임 런처치고는 황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기자의 PC는 공랭식 쿨러와 빅타워 케이스를 사용해 발열 관리가 더 유리하다. 대다수 PC 사용자가 쓰는 공랭식 쿨러와 미들타워 환경에선 발열 현상이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픽게임즈 런처의 CPU 사용량도 적지 않다. 작업 관리자에 표기되는 CPU 점유율에 한해서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본문에 첨부한 사진에서 확인되듯, CPU 일부 코어의 작업량이 지나치게 많다. 에픽게임즈 런처만 켜뒀음에도 CPU 1, 2번 코어 사용량이 30~40%를 기록했다. 평상시 CPU 사용량은 10% 안팎이다. 웹 브라우저와 스팀, 카카오톡 등을 켜뒀음에도 말이다.

CPU 사용량은 시간이 지남에도 줄지 않았다. 비정상적인 CPU 활용은 발열을 유발했다. 노트북 배터리 소모량이 2배로 증가한 이유도 설명된다. 

에픽게임즈 런처 실행 이후의 CPU 상태.
1, 2번 코어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 게임할 때는 에픽게임즈 런처를 끄고 하세요

이러한 문제는 게임 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게임 4개로 벤치마크를 진행한 결과, 에픽게임즈 런처로 인해 '유의미한' 성능 하락이 발생했다. 

벤치마크에 사용한 PC의 대략적 성능은 다음과 같다. CPU는 AMD 라이젠 5600X, 그래픽카드는 RTX 3070, 램은 24GB다. 테스트는 <히트맨 2>, <워해머: 버민타이드 2>,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를 1080p 환경에서 그래픽 옵션 최상으로 진행했다. 단, <사이버펑크 2077>은 최적화 문제로 그래픽을 적당히 조절했다.

네 게임 동일 구간 평균 프레임을 녹화했다. 비교를 위해 ①스팀(+게임 구동 런처)이 켜져있을 때 ②에픽게임즈 런처까지 켜져 있을 때로 나눴다. 

가장 큰 프레임 변화를 보인 게임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로, 약 12% 차이다. ‘배틀넷’과 스팀만 켜져있을 때는 평균 70 FPS를 기록했다. 반면, 에픽게임즈 런처가 켜진 환경에서는 평균 61 FPS를 기록했다.

<히트맨 2>와 <워해머: 버민타이드 2>에서도 성능 하락이 보였다. 스팀만 구동된 환경에서 두 게임은 각각 78.18 FPS, 153 FPS를 기록했다. 에픽게임즈가 켜졌을 때는 69.64 FPS, 147 FPS로 내려갔다. 성능차는 대략 -11%, -4%이다.

예외적으로 <사이버펑크 2077>은 변화가 없다. 두 환경 모두 평균 70 FPS 안팎으로 오차 범위 안의 변화다. 다만 에픽게임즈가 켜진 환경이 2~3 FPS 더 낮게 기록됐다.

결과적으로 게임에 따라 성능차가 다르게 기록되나, 성능 하락의 명백한 원인은 ‘에픽게임즈 런처다. 게임 런처가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실정이다. 

<사이버펑크 2077>은 프롤로그 구간만 테스트했다. 전투 환경에서는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데이터 송신이 지나치게 많아

앞서 말한 문제들은 타 게임 런처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스팀, 배틀넷, 오리진 등은 초기 실행 시에만 높은 CPU 사용량을 기록한다. 이후 대기 상태에서는 낮은 CPU 사용량을 보이며, 메모리도 200~300mb만 차지한다. 타 게임 런처에서 발열이나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다.
에픽게임즈 런처는 대기 상태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대기 상태에서도 성능을 과하게 차지하거나,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리다.

해외에서는 과도한 데이터 송신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해외 IT 매체 ‘핫하드웨어’는 에픽게임즈 런처가 대기 상태에서도 지나치게 많은 데이터를 송신하며, 이는 스팀과 ‘엔비디아 지포스 익스피리언스’보다 14배 많은 데이터라고 보도했다. 

진위를 가리기 위해 해당 매체가 진행한 테스트를 실험했다.

에픽게임즈 런처의 송신 데이터는 스팀 대비 187% 더 많았다. 14배까지는 아니지만 약 3배가량 더 많은 셈이다. 에픽게임즈 런처는 한 시간 동안 약 1.6mb를 수신했고 413.3kb를 송신했다. 스팀은 수신 1.3mb, 송신 143.9kb를 기록했다.

송신 데이터가 많다. 이 중, 전체 송신 데이터 약 6%는 ‘트래킹’ 목적으로 추정된다. 트래킹이란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로, 주로 맞춤형 광고 및 고객 정보 파악에 사용된다. 해당 데이터가 발송되는 URL은 아래와 같다. URL을 보아 트래킹을 위한 용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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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측정은 GlassWire를 사용했다.
# ‘성능 저하는 버그일 뿐’

성능 저하 이슈가 논란이 되자 에픽게임즈가 사건 해결에 나섰다.

에픽게임즈는 성능 저하를 인정했다. 에픽게임즈 개발자 세르게이 갈리온킨(Sergey Galyonkin)는 “이는 버그이며 팀이 수정에 나섰다”고 12월 27일 한 유저와 트위터 대화에서 답변했다. 12월 29일에는 긴급 수정 버전을 내놓았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핫 픽스’ 버전을 업데이트한 유저들의 평은 나뉜다. 대기 상태 문제가 해결됐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문제가 여전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와 별개로 에픽게임즈는 외부 송신 데이터가 지나치게 많은 점에 대해선 별도 언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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